지방자치단체는 불필요한 관사제도를

 
폐지하고,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로 재탄생 시켜야

지자체장 사익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이다

1991년 지방자치 제도가 부활한 이후, 우리 사회는 5차례에 걸쳐 주민 스스로 자치단체장을 선택하였다. 광주․전남지역 경실련 협의회 (광주, 목포, 여수, 순천경실련)는 민선 5기의 절반이 지나고 있는 지금 여러 가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지방자치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광주․전남지역경실련협의회는 2011년 6월 29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공되는 관사가 과거 관선단체장 시절의 유물로서, 자치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판단, 이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였다.

그래서 민선 5기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에서, 관사 문제에 대해 지자체가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확인해 보고자 다시금 단체장들의 관사 이용 실태를 조사하였다. 이번에도 여전히 일부 지자체가 관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결과 발표를 계기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사를 폐쇄하고 아울러 관리비 제공도 중단되기를 바란다.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기초자치단체장에 대부분이 지역에 기반을 둔 인사가 선출되고 있어, 관사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 많은 언론의 지적과 행정안전부의 권고가 있어왔다.

더욱이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는 자치단체장 관사 운영에 따른 예산낭비, 활용도 저하, 관사의 감소추세 등을 들어 원칙적으로 단체장 관사 폐지 등 자치단체장 관사 운영 개선방안을 내놓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2개 광역자치단체와 강진군, 곡성군, 광양시, 목포시, 보성군, 순천시, 영광군, 완도군, 진도군, 함평군, 해남군, 화순군 등 1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단체장에게 여전히 관사를 제공하고 있다.

광역단체장이나 도서 지역이 많은 곳의 단체장의 경우, 일부 관사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는 있다. 그럼에도 대구와 대전, 울산은 호화관사에 대한 비판 이론이 일자 관사를 없앴다. 천사의 섬으로 알려진 신안군 역시 관사가 없다. 대전과 울산은 각각 2003년과 1995년에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전환하여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으며, 관사를 이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많게는 1억 여 원의 관사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업무를 처리하거나, 내․외빈 초청 등의 공식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관사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주장대로 관사의 유․무 여부가 시정이나 도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관사를 폐지한 지자체에서는 곧 관사를 다시 지었을 테지만, 지금까지도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관사이용이 과연 필수불가결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광주시는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51.9%)에도 미치지 못하는 47.5%에 그쳐 6개 광역시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음에도 출퇴근 시간상의 이유로 계속 관사를 이용하고 있다. 광주가 단일 생활권역임을 감안해 봤을 때, 광주시는 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 예산으로 구입한 관사를 폐지하고 민선시장이 자택을 관사로 사용할 경우 비품 구입이나 연료비 등 유지보수 관련 예산은 시에서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 자택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관사 유지비로 8천 만원~9천 만원에 상당하는 예산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관사 관리비용에 관한 문제 역시 심각하다. 광주광역시의 관사 관리 비용은 부산광역시, 강원도 보다 많으며, 충청북도의 2배, 인천광역시의 8.5배인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관사를 이대로 계속 이용해야 하는지 광주시는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할 것이다.

전남권 지자체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특히, 곡성과 무안, 해남은 민선 4기에 운영하지 않던 관사를 민선 5기에 들어 부활시켰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재정자립도가 전남 지역 시․군 평균 재정자립도인 17.2%를 크게 밑돈다는 점이다. 곡성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9.7%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사 관리비용이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보다 많으며, 함평에 비해 7배 이상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무안군의 재정자립도는 10.2%, 해남군은 9% 밖에 되지 않는다. 전남 최고 39.5%의 재정자립도인 광양시가 관사 철거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이처럼 상당수의 기초단체들이 재정난에 허덕일 뿐만 아니라, 20%를 훨씬 밑도는 재정자립도를 갖추고 있음에도 대규모 관사를 부활시키거나 혹은 계속 사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단체장들의 민선 자치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민선단체장은 자가․임차 여부를 떠나 그 지역에 집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관사에서 생활할 이유가 없다. 관사운영비를 지자체장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관사 관련 예산은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써야한다. 지자체장 사익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는 건 도덕적 해이 이다. 유지관리비나 지원 금액이 적고 많음을 떠나, 정부시책과 재정건전성 그리고 시민들의 여론 등을 감안할 때, 각 지자체는 조속한 시일 내에 관사 존폐를 재검토하여 없애야 할 것이다.

여러 자치단체가 아파트형 관사는 매각하거나, 독립형 관사는 주민편의 시설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했을 때, 광주․전남지역경실련협의회는 하루라도 빨리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들이 단체장들에게 제공된 관사를 폐쇄할 것과, 국민의 혈세로써 이와 관련된 비용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고, 시민을 위해 현명하게 운영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2012년 6월 21일

광주전남지역경실련협의회

(광주경실련, 목포경실련, 여수경실련, 순천경실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