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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취지문
우리는 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발기하는가?
지금 각 분야의 사람들, 시민들, 청년들이 모여 경제정의를 이룩하기 위해, 시민운동단체를 발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엿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처음부터 이 구상을 함께 토론하고 이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사람도 있지만 신문이나 라디오를 듣고 <경실련>의 아이디어에 크게 공감한 나머지 멀리 울산이나 대구에서부터 참석한 분도 계십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 분야는 천차만별로 다양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산소유 정도의 차이 도 큽니다.

이 자리에는 상당히 큰 기업의 대표이사도 와 있지만 반면에 하루라도 일을 안하면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해지는 노점상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분들이 집에 돌아가 편히 쉬어야 할 토요일 늦은 오후에 단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부정의가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하루바삐 척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동인식입니다.

어떤 사람은 경제정의를 위한 시민운동을 보고 "당장의 민주주의 실천과 노동자들의 권익옹호, 그리고 통일의 과제가 있는데, 당신들이 이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할지도 모르겠 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답변할 것입니다. "아니오, 우리는 바로 이 나라의 민주화와 통일, 그리고 산업 평화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사실은 경제성장과 복지, 민주주의와 통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실제로 요즈음 부동산 투기문제의 심각성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토지 소유자의 상위 5%가 전국 민유지의 65.2%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지난 20년간 물가는 11.5배가 뛰 었는데 땅값은 170배가 뛰었으니 토지소유에의한 불로소득의 엄청남은 짐작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한편에선 부동산 투기로 생긴 졸부들이 과소비와 향락, 퇴폐를 조장하고, 다른 한편에선 천정 모르고 치솟는 전세금때문에 서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내집 마련의 꿈을 잃은 채 절망하고, 국민도의는 땅에 떨어졌으며 한국경제는 주택, 토지값 폭등으로 인한 노사분규의 격화와 국 제 경쟁력 약화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두 개의 계급만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하나는 주택소유 계급이고 다른하나는 무주 택계급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제적 부정의와 망국적 불로소득의 척결 없이는 우리는 한발짝도 민주주의와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가 없다 고, 또한 우리는 이 땅의 안보를 걱정하는 보수세력에게도 지금의 격심한 경제적 부정의가 척결되지 않는한 혁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밖에는 해결의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 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제아무리 많은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고 해도 경제 정의를 수립하는 과제를 한시도 늦출 수 없기에 바로 이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공동인식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경제정의를 수립하는 일을 정부나 국회에만 맡겨서는 안되며 이젠 시민들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다고 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항상 가진자를 더욱 살찌우고 못가진 자들은 더욱 가난하게 해왔 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여든 야든 가릴것 없이 가진자들, 권력쥔 자들의 로비에 항상 맥을 못추고 결과적으로 거의 항상 가진자들의 편만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 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들 '보통시민'들이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회비를 내고 단체를 꾸려 갈 것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경제적 부정의 실상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고발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 하나하나에 대한 빈틈없는 대안도 학자의 머리에서 보다는 시민 들의 생생한 실재경험에서 더욱 확실히 찾도록 할 것입니다. 그래서 토지는 소유하면 무조건 돈 버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어도 득이 안되는 그래서 꼭 필요한 면적 이외에는 가지려 하지 않도록 만들어 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찾아진 대안을 입법화하기 위한 켐페인을 할 사람도 바로 시민입니다.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꼼짝없이 입법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 힘은 할머니, 할아버지, 유모차를 끄는 아기엄마 할 것 없이 모든 시민이 쏟아져 나와 여의도 광장을 꽉 메우며 평화행진을 할 때에만 생길 것입니다. 입법이 되고 제도가 바뀌어진 이후에도 과연 운영이 잘 되는지를 감시할 사람도 바로 시민들입니다. 이러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운동이 바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입니다. 어떤 사람은 왜 민중이 아니고 시민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가 힘을 모으려는 세력은 소외되고 억눌린 민중만이 아닙니다. 선한 뜻을 지닌 가진자도 이 운동 의 중요한 주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이래서는 안되고 기필코 민주복지사회로 가야겠다고 하 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면 그가 기업인이든 중산층이든 할 것 없이 이 운동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운동은 노동자와 기업가로 구성되는 생산자층의 편에 서서 불로소득층을 공격하는 운동입니 다. 아니, 보다 근원적으로 이 운동은 우리의 내부에 있는 탐욕과 이기주의를 척결하고 남과 함께 사 는 정신과 양보의 정신을 기리는 정신운동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오히려 재산가는 자기 소유를 남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운동의 아름다운 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운동의 주체를 시민이라고 표현할 때는 단지 민중과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깊은 관심의 대상은 87년 6월 민주화 대항쟁때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시 민들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 정치적 기적을 가져다 주었던 이 시민들은 87년 말 대통령 선거유세 이래로 계속 관망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바는 바로 이 시민들이, 바로 이 보통 시민들이 다시금 경제정의를 위한 행동에 참여 함으로서 이번에는 분배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좌우의 양극적 대립으로 인해 표류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야 운동권의 문제제기를 흡수하는 완충지대가 존재하지 않음으로해서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운동의 출현을 대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5공이 철저히 청산되어 민주주의가 각 분야에서 착실히 뿌리내려질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다 함께 잘살게 되는 사회가 오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비록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확고하게 우리 나라가 통일을 향해 착실하게 전진을 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운동은 느린것 같아도 실제로는 자주 민주 통일로 가는 가장 빠 른 지름길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운동이 나타나 국민을 안심시킬때 비로소 국민은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다시금 진보의 대열로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경실련>은 바로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의 지원을 받으며 말 그대로 보통시민이 주체가 되는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우리가 토지, 주택문제를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문제가 일부시민의 피부에 가장 절실하게 와닿는 문제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운동을 진전시킬 때 비폭력 평화운동의 방식으로, 대중적이거 합법적인 방식으로 전개하고 자하는 것도 이 때에만 시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관념적이 고 원칙적인 주장을 배제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 시민들은 구체적이고 현 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였을 때에만 호응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운동은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끝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이 운동은 시민들의 깊은 신뢰를 받을 것이기 때 문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행동전략은 매우 온건하고 대중적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운동이 현 체제를 안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진 자들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김빼기 운동도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꿈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개혁입니다. 서민계층의 입장에 서서 분배 5개년계획이나 분배 10개년계획을 통해 경제성장과 사회적 형평을 동시에 성취해 내는 것-이것은 온 국민의 꿈이자 이 운동의 목표입니 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과연 될까?"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이 길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앞으로 매진할 따름립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이미 국민들은 열렬한 호응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발기선언문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의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도시빈민가와 농촌에 잔존하고 있는 빈곤은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으며, 경제력을 독점하고 있는 소수계층 은 각계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들을 관철시키고 있다.

만연한 사치와 향락은 근면과 저축의욕을 감퇴시키고 손쉬운 투기와 불로소득은 기업들의 창의력과 투자의욕을 소멸시킴으로서 경제성장의 토대가 와해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의 극심한 양극화는 국민 간의 균열을 심화시킴으로써 사회안정기반이 동요되고 있으며 공공연한 비윤리적 축적은 공동체의 기 본 규범인 윤리전반을 문란케 하여 우리와 우리자손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인 이 땅을 약육강식의 살벌 한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

경제적 불의의 만연으로 인하여 현재 우리의 공동체는 와해 직전의 위기에 처하여 있다. 부동산 투기, 정경유착, 불로소득과 탈세를 공인하는 금융 가명제, 극심한 소득격차, 불공정한 노사 관계, 농촌과 중소기업의 피페 및 이 모든 것들의 결과인 부와 소득의 불공정한 분배, 그리고 재벌로 의 경제력 집중, 사치와 향락, 공해 등 이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경제적 불의를 척결하고 경제정의를 실천함은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역사적 과제이다. 이의 실천 없이는 경제성장도 산업평화도 민주복지 사회의 건설도 한갓 꿈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 문제의 해결은 가장 시급한 우리의 당면과제이다. 인위적으로 생산될 수 없는 귀 중한 국토는 모든 국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생산과 생활에만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재산 증식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토지소유의 극심한 편중과 투기화, 그로인한 지가의 폭등은 국민 생활의 근거인 주택의 원할한 공금을 극도로 곤란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 폭등 및 노사분규 의 격화, 거대한 투기소득의 발생 등을 초래함으로서 현재 이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과 부정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보장되며 경제적으로 시장경제의 효울성과 역동성을 살 리면서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으로 분배의 편중, 독과점 및 공해 등 시장경제의 결함을 해결하는 민주복지사회가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로서 우리가 지향할 목표이다.

사회의 발전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곤란을 극복하는 구성원들의 자주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달성된다. 민주복지사회의 건설도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서만 달성된다. 우리는 모든 계 층의 국민들의 선한 의지와 힘을 모으고 조직화하여 견제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비폭력적이며 평화적인 시민운동을 힘차게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정의실현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노력은 적극 지원할 것이지만 이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은 그 어떤 경우에도 단호히 거부하고 비판할 것이다.

탐욕을 억제하고 기쁨과 어려움을 이웃과 함께 하면서 경제정의, 나아가 민주복지 사회의 건설을 위 하여 이 시대, 이 땅을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 이제 우리 모두 과 거의 안일한 이기주의를 떨쳐버리고 함께 일어나 경제정의의 실천을 위하여 발언하고 행동하자.
 
우리의 실천과제
· 모든 국민은 빈곤에서 탈피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 할 권리가 있다.
· 비생산적인 불로소득은 소멸되어야 한다.
· 자기 인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회균등이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 정부는 시장경제의 결함을 시정할 의무가 있다.
· 진정한 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금권정치와 정경유착은 철저히 척결되어야 한다.
· 토지는 생산과 생활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며, 재산중식 수단으로 보유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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